사설 - 내 맘대로 짜 보는 리그 2부 - 팀전 편

이번 편에서는 지난 포스트에 나온 팀전의 단점을 개선할 방식으로 8강 풀리그 승점제와 포스트시즌 방식을 제시하고, 필자 마음대로 포맷 하나를 고른다.

승점제

기존 리그제 순위 결정 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규 트랙을 따냈지만 에이스 결정전을 패한 팀에게 최상위 수준의 보상이 전혀 없어 정규 트랙을 많이 따냈지만 에결에서 많이 진 팀이 정규 트랙을 한 번만 따냈지만 한 번의 에결을 이긴 팀보다 낮은 순위에 오게 된다는 점이었다. 또한, 승패-세트 득실-트랙 득실로 이루어지는 타이브레이커는 직관적으로 순위를 확인하기에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방송에서 해설이 “이렇게 되면 득실을 따져봐야겠는데요”를 너무 자주 이야기하지 않나? 이를 타개하기 위해 승점제가 필요하고, 0-2로 패한 팀에게는 0점, 에결을 진 팀에게는 1점을 주면 적절할 것이다. 에결은 리그의 인기 요소이긴 하지만 결국 팀원 중에 한 명만 참여하는 한 트랙짜리 세트이기 때문에 에결을 승리한 팀에게 2점보다 더 많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2-0으로 승리한 팀에게는 몇 점을 줘야 할까? 다른 스포츠의 경우를 살펴보자.

다른 스포츠

  • 축구: 승점제를 사용하는 스포츠 중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축구이다. 승리에 3점, 패배에 0점, 무승부가 있는 경우 무승부에 1점, 연장 승리는 3점, 승부차기 승리는 2점, 승부차기 패배에는 1점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연장 없이 승부차기를 사용했던 일부 리그에서는 승리에 4점, 승부차기 승에 2점, 승부차기 패에 1점, 패배에 0점을 준 사례가 있다.
  • 배구: 25점 4세트를 진행하고 2-2일 경우 15점제인 5세트를 진행한다. 3-0 또는 3-1 승리에 승점 3점, 3-2 승리에 2점, 2-3 패배에 1점을 부여한다.
  • 아이스하키: 승리에 2점, 연장승 2점, 연장패 1점, 패 0점.
  • 컬링: 지난 겨울에 유튜브를 통해 반짝 인기몰이를 했던 컬링. 컬링 리그제에서는 승리 4점, 슛아웃 승 2점, 슛아웃 패 1점, 패배 0점을 사용한다.

2-0 승리에 4점

2-0 승리에 가장 큰 보상을 주는 방식이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는 팀에게 유리하지만 유독 에결의 인기가 높은 카트리그 팬덤에서 이 방식이 잘 받아들여질지는 의문. 승점 = 2 * 정규세트 득점 - 에결 패.

순위 경기 수 승점 정규세트 득 정규세트 실 2-0 에결 승 에결 패 0-2 트랙 득 트랙 실
1 SB 7 6 1 25 13 1 6 0 1 0 41 12
2 HLE 7 6 1 22 11 3 5 1 0 1 35 22
3 AF 7 5 2 20 10 4 5 0 0 2 34 22
4 ROX 7 5 2 16 8 6 3 2 0 2 35 23
5 WZ 7 3 4 9 5 9 1 2 1 3 24 35
6 1stA 7 2 5 8 5 9 1 1 2 3 24 34
7 XQ 7 0 7 3 3 11 0 0 3 4 20 38
8 OZ 7 1 6 2 1 13 0 1 0 6 15 41

동점 처리는 2-0 승 - 다승 - 정규세트 득실 - 트랙 득실 - 승자승 정도면 적당할 것 같다.

2-0 승리에 3점

축구나 배구를 아는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할 방식. 승점 = 정규세트 득점 + 경기 승.

순위 경기 수 승점 정규세트 득 정규세트 실 2-0 에결 승 에결 패 0-2 트랙 득 트랙 실
1 SB 7 6 1 19 13 1 6 0 1 0 41 12
2 HLE 7 6 1 17 11 3 5 1 0 1 35 22
3 AF 7 5 2 15 10 4 5 0 0 2 34 22
4 ROX 7 5 2 13 8 6 3 2 0 2 35 23
5 WZ 7 3 4 8 5 9 1 2 1 3 24 35
6 1stA 7 2 5 7 5 9 1 1 2 3 24 34
7 XQ 7 0 7 3 3 11 0 0 3 4 20 38
8 OZ 7 1 6 2 1 13 0 1 0 6 15 41

2-0 승리에 2점

에결 승리에 대한 보상이 가장 크지만 동점 가능성이 높아져 타이브레이커를 신경쓸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 단점. 승점 = 정규세트 득점 + 에결 승.

순위 경기 수 승점 정규세트 득 정규세트 실 2-0 에결 승 에결 패 0-2 트랙 득 트랙 실
1 SB 7 6 1 13 13 1 6 0 1 0 41 12
2 HLE 7 6 1 12 11 3 5 1 0 1 35 22
3 AF 7 5 2 10 10 4 5 0 0 2 34 22
4 ROX 7 5 2 10 8 6 3 2 0 2 35 23
5 WZ 7 3 4 7 5 9 1 2 1 3 24 35
6 1stA 7 2 5 6 5 9 1 1 2 3 24 34
7 XQ 7 0 7 3 3 11 0 0 3 4 20 38
8 OZ 7 1 6 2 1 13 0 1 0 6 15 41

결론

2-0 승리에 4점은 리그의 흥행 요소인 에결을 줄이는 방향이 될 수 있고, 2점은 승점 동점 가능성이 높으니 3-2-1-0 승점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포스트시즌

이번 시즌에는 의도치 않게 중간에 휴식기가 생기면서 4팀, 8경기, 5경기일의 4강 풀리그 + 3팀 스텝래더 플레이오프가 충분히 재미있게 흘러갔지만, 매 시즌 이렇게 흘러가기는 쉽지 않다. 일단 4팀 간의 유불리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8강 풀리그 후반에 죽은 경기가 너무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팀들이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승부조작을 하는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경기 수를 조금 줄이더라도 상위 라운드 진출 팀 간에 유불리를 두는 방식의 포스트시즌제가 나아 보인다. 원하는 경기 수에 따라 다양한 싱글 엘리미네이션 또는 더블 엘리미네이션에 기반한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싱글 엘리미네이션에 기반한 방법(단순 토너먼트든 스텝래더 방식이든)은 다들 알고, 이미 한 번 검토해 보았을 가능성이 높으니 싱글 엘리미네이션과 더블 엘리미네이션의 혼합 방식을 위주로 살펴보자.

싱글 엘리미네이션 (4팀 3경기, 5팀 4경기, 또는 6팀 5경기)

단순 싱글 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

말 그대로 풀 리그 성적에 따라 시드를 둔 토너먼트. 5팀일 경우 4-5위의 와일드카드전을 치르고, 6팀일 경우 1-2위는 준결승 직행, 3-6위, 4-5위의 1회전 통과 팀이 준결승에 진출한다.

스텝래더 토너먼트

프로야구나 LCK 등에서 사용 중인 방식,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최하위 두 팀부터 경기를 치러 승리 팀이 그 다음 상위팀과 경기를 치른다.

싱글 엘리미네이션-더블 엘리미네이션의 혼합

최상위 팀들은 두 번의 기회를 갖고, 하위 팀들은 한 번의 기회를 갖는다. 최상위 팀간의 추가적인 경기로 인기몰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 상위 팀간의 경기를 늘리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이는 카트리그 운영진에게는 꽤 마음에 드는 방식일 수 있어 보인다. 원하는 경기 수나 진출 팀 수에 따라 여러 옵션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4팀, 4경기, 3경기일: Page Playoff

소프트볼이나 컬링에 많이 사용되며 2020년 LCS와 LEC에 도입된 방식. 풀리그 1, 2위는 우승을 위한 두 번의 기회를 갖고, 3, 4위는 한 번의 기회를 갖는다.

경기일 경기 이름(가칭) 팀 1 팀 2 승리팀 패배팀
1 A 준결승 1 3위 4위 경기 C 진출 탈락(4위)
1 B 준결승 2 1위 2위 결승 진출 경기 C 진출
2 C 플레이오프 B 패자 A 승자 결승 진출 탈락(3위)
3 D 결승 B 승자 B 패자 우승 준우승

5팀, 6경기, 4경기일: Five team McIntyre System

1-3위에게 두 번의 기회가, 4-5위에게는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방식. 1위는 상위 대진에서 한 경기를 덜 치르는 어드밴티지를 받는다.

경기일 경기 이름(가칭) 팀 1 팀 2 승리팀 패배팀
1 A 와일드카드 4위 5위 경기 C 진출 탈락(5위)
1 B 준준결승 2위 3위 경기 D 진출 경기 C 진출
2 C 준결승 1 B 패자 A 승자 경기 E 진출 탈락(4위)
2 D 준결승 2 1위 B 승자 결승 진출 경기 E 진출
3 E 플레이오프 D 패자 C 승자 결승 진출 탈락(3위)
4 F 결승 D 승자 E 승자 우승 준우승

5팀, 5경기, 4경기일: Five-team McIntyre format의 변형

1-2위에게 두 번의 기회가, 3-5위에게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방식.

경기일 경기 이름(가칭) 팀 1 팀 2 승리팀 패배팀
1 A 와일드카드 4위 5위 경기 C 진출 탈락(5위)
1 B 승자 결승 1위 2위 결승 진출 경기 D 진출
2 C 준플레이오프 3위 A 승자 경기 D 진출 탈락(4위)
3 D 플레이오프 B 패자 C 승자 결승 진출 탈락(3위)
4 E 결승 B 승자 D 승자 우승 준우승

결론

포스트시즌 길이는 사실 편성 상황이나 여러 변수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달라자는 부분이 있겠지만 필자 생각에는 5팀 6경기 McIntyre 방식이 경기 수도 충분하고 마지막까지 상위 팀들이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게 하는 데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

내 맘대로 팀전 포맷

8강 풀리그 후 5팀, 6경기 포스트시즌.

8강 풀리그 승점제: 2-0 승 3점, 에결 승 2점, 에결 패 1점, 0-2 패 0점.

포스트시즌:

경기일 경기 이름(가칭) 팀 1 팀 2 승리팀 패배팀
1 A 와일드카드 4위 5위 경기 C 진출 탈락(5위)
1 B 준준결승 2위 3위 경기 D 진출 경기 C 진출
2 C 준결승 1 B 패자 A 승자 경기 E 진출 탈락(4위)
2 D 준결승 2 1위 B 승자 결승 진출 경기 E 진출
3 E 플레이오프 D 패자 C 승자 결승 진출 탈락(3위)
4 F 결승 D 승자 E 승자 우승 준우승

originally posted: 2020-5-17.

Written on May 25,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