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내 맘대로 짜 보는 리그 3부 - 개인전과 편성
지난 포스트에서 개인전에 대해 지적했던 점은 리그의 내러티브 문제와 선수 육성 문제이다. 이를 개선할 방안을 생각해 보자.
경기 방식의 변형
먼저, 리그의 내러티브 문제. 이번 시즌에 하위 라운드에 한 번도 가지 않고 결승에 진출한 선수는 문호준과 유창현 두 명 뿐이다. 그런데 이번 시즌 유창현의 존재감은 어떤가? 아마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거의 남지 않은 수준일 것이다. 여기에는 이번 시즌에 유창현이 유독 트랙 1위를 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한몫 했지만 여기에 더해 리그가 50점 선취제로만 운영되다 보니 진출권 순위 싸움에 눈이 덜 가는 점도 있다. 이번 시즌 승자전의 경우 3-4-5위가 모두 1점 차이였는데, 1위가 50점을 선취하고 경기가 끝나 버리니 3-4위 싸움에 대해 해설이 설명할 때 1위 얘기를 계속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온다. 진출권 싸움을 하는 선수들이 1위가 없는 환경에서 스스로 진출권을 따내는 모습을 보여주어 이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여기에서는 진출권 싸움을 조금 더 보여주기 위해 1위가 50점을 선취한 뒤에 이어지는 1-3트랙 이내의 진출권 경쟁을 만드는 방식에 대해 다룬다.
진출 점수제
1위가 선취 점수에 도달하면 그 선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선수들이 선취 점수 이하의 진출 점수에 도달할 때까지 경기를 진행하는 방식. 과거 개인전 리그 시절에 “다음 라운드 진출 최종 순위가 xx점에 도달할 때까지” 경기를 진행하는 방식이 사용된 적이 있다. 이번에는 진출 라운드에 따라, 아니면 상황에 따라 진출 점수를 선취 점수보다 낮게 잡아서 1위가 선취 점수를 얻은 후 1-3트랙 안에 경기가 끝나는 방식을 생각해 보자.
- 데이터를 살펴 보니 다음 라운드에 5명이 진출하는 경우 진출 점수는 30점, 다음 라운드에 4명이 진출하는 경우 진출 점수는 35점으로 하게 되면 1위 없는 진출권 경쟁이 충분히 벌어지면서 이 경쟁이 너무 길게 끌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경우 총 11트랙 이내에 경기가 끝날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승자전의 경우, 35점 진출 점수를 쓰게 되면 3위 유창현, 4위 유영혁, 5위 박도현 선수의 1트랙짜리 플레이오프 같은 느낌의 경기가 나올 것이다. 상황에 따라 공동 6위 전대웅-박인수 선수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고.
- 요즘은 개인전에서 리타이어가 거의 나오지 않으니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최종 순위의 선수가 다음 트랙에서 리타이어하지 않는 한 진출 점수에 도달하고 순위가 뒤집히지 않는 경우 경기를 그대로 종료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1트랙 플레이오프
기존에 동점 재경기를 확장하여 한 트랙 안에 진출 여부가 뒤집힐 수 있는 순위의 선수들이 모두 참여하는 1트랙짜리 플레이오프. 선수들에게 에이스 결정전과 비슷한 환경을 더 자주 제공해서 선수들이 에결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게 할 수 있지만 누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야 하는 지 정의하고 설명하기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내 맘대로 48강제
다음, 선수 육성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자. 지금의 32강 체제에서는 새로운 선수가 진입할 문이 너무 좁아서 이를 늘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신인 선수 중 단 세 명만이 예선을 뚤었고, 모두 일찌감치 탈락하고 말았다. 카트라이더 리그 판에서 2부 리그 같은 것을 만들기는 힘들어 보이니 아예 개인전을 48강으로 늘려서 리그 초반 3주 정도를 집중적으로 선수 육성에 쓰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여기에 더해 초반 라운드에서 경기 1위의 가치를 더 높여 기존 선수들이 초반 라운드부터 1위를 해 나갈 유인을 더 제공할 수 있다.
1라운드: 48강, 6경기
- 8인 1조, 6개조로 진행.
- 1위는 3라운드(16강) 직행, 2-5위는 2라운드 진출.
- 50점을 선취하는 1위가 16강 직행, 이후 2-5위가 30점에 도달할 때까지 경기 진행
신인 선수들은 생방송 경기를 경험하고, 기존 상위권 선수들은 16강 직행권을 놓고 1위 경쟁을 벌인다.
2라운드: 30강(6명은 3라운드 직행), 3경기 + 패자부활전 1경기 + (패자부활전 결정전 1트랙)
- 8인 1조, 3개조.
- 1-2위는 3라운드(16강) 진출, 3-4위는 패자부활전 진출, 5위는 패자부활전 결정전 진출.
- 50점을 선취하는 1-2위가 16강 진출, 이후 3-5위가 30점에 도달할 때까지 경기 진행
기존 32강과 유사한 수준의 라운드이나 최상위권 선수들은 이미 16강에 진출해 있다. 1, 2위가 모두 50점에 도달할 때까지 경기를 진행하는 방식은 8차 리그-10차 리그에서 사용된 바 있으며 이 때 동점 재경기를 제외하면 한 번도 11트랙 넘게 진행된 적이 없다. 그 때보다 리타이어가 확연히 줄어든 요즘 메타를 생각하면 위 방식의 경기가 12트랙 넘게 진행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
패자부활전
- 패자부활전 진출전: 2라운드 각 조 5위 3인 참가, 1트랙 플레이오프. 상위 2명 패자부활전 진출.
- 패자부활전: 상위 4명 16강 진출.
- 1위가 50점 선취 후 2-4위가 35점에 도달할 때까지 경기 진행
가끔 3인 에결 같은 새로운 장면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데, 포맷 자체에 3인 에결을 한 번 넣어 보는 건 어떨까?
3라운드: 16강 더블 엘리미네이션, 5경기
- 기존 16강과 동일한 포맷.
- 1-2경기 1-4위는 승자전, 5-8위는 패자전.
- 승자전 1-4위는 결승 진출, 5-8위는 최종전 진출.
- 패자전 1-4위는 최종전 진출, 5-8위는 탈락.
- 최종전 1-4위는 결승 진출, 5-8위는 탈락.
- 1위가 50점 선취 후 2-4위가 35점에 도달할 때까지 경기 진행
듀얼 레이스 3부터 계속 진행해 오던 16강 더블 엘리미네이션. 2-4위가 특정 점수에 도달할 때까지 경기를 진행하는 것만 빼면 이 구조를 굳이 바꿀 필요는 없어 보인다.
결승: 8강 80점 선취제 - 1:1 5전 3선승제
- 기존과 동일.
- 1위가 80점 선취 후 상위 2명이 1:1에 진출.
- 1:1은 5전 3선승제.
2019년부터 사용한 결승 제도. 그대로 사용해도 될 것 같다.
내 맘대로 리그 편성.
지금까지 나온 경기들을 이번 시즌과 같이 주 2회, 총 19회 정도로 편성해 보자.
1-3주차: 팀전 8강 풀리그, 개인전 48강.
- 1주차: 팀전 8강 풀리그 1-4경기, 개인전 48강 A, B조
- 2주차: 팀전 8강 풀리그 5-8경기, 개인전 48강 C, D조
- 3주차: 팀전 8강 풀리그 9-12경기, 개인전 48강 E, F조
팀전 8강 경기를 진행하면서 신인 선수 육성을 위한 개인전 48강을 진행한다. 수요일에도 개인전 진행.
4주차: 팀전 8강 풀리그, 개인전 2라운드.
- 4주차: 팀전 8강 풀리그 13-14경기, 개인전 2라운드 A, B, C조, 패자부활전 결정전.
개인전 2라운드 세 경기를 하루에 몰아 진행한다. 개인전의 톱 선수들이 2라운드에 나오지 않아 걱정된다면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 패자부활전 결정전의 경우 부스 안에 컴퓨터가 10대이니 A, B조의 5위가 미리 세팅을 해 놓게 하여 별도의 세팅 시간 없이 바로 진행할 수 있다.
5-7주차: 이번 시즌과 비슷한 진행.
- 5주차: 팀전 8강 풀리그 15-18경기, 개인전 패자부활전.
- 6주차: 팀전 8강 풀리그 19-22경기, 개인전 16강 1경기
- 7주차: 팀전 8강 풀리그 23-26경기, 개인전 16강 2경기
8-11주차: 팀전 포스트시즌과 16강 승/패자전. 팀전 포스트시즌 경기부터는 모두 토요일 경기.
- 8주차: 팀전 8강 풀리그 27-28경기, 팀전 포스트시즌 경기 A, B, 개인전 16강 승자전
- 9주차: 팀전 포스트시즌 경기 C, D, 개인전 16강 패자전.
- 10주차: 팀전 플레이오프, 개인전 16강 최종전.
- 11주차: 결승전.
originally posted: 202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