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시즌 1 오프시즌
지난 시즌이 끝난 지 엊그제 같은데, 정신 차리고 보니 벌써 다음 시즌이 다가오고 있군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오프시즌에 있었던 일 중 몇 가지만 가볍게 짚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발트라이더
이번 오프시즌에는 넥슨이 무려 총상금 600만원을 건 발트라이더 대회를 열었죠. DDR 패드로 카트라이더를 조작하는 방식의 8인 개인전 대회였는데, 넥슨이 이런 류의 대회를 연 것이 반가웠고, 재미있게 봤습니다.
옛날에 선수들 카트 방송을 종종 보던 시절에 유영혁 선수가 좌우 키를 바꾸거나 입력을 90도씩 바꾸고도 웬만큼 달리는 걸 지켜보다가 입력을 완전히 갈아엎어서 선수들이 이걸 처음부터 익혀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제 돈 주고 확인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링크된 영상 중간쯤)
이걸 본 후로 이런 류의 이벤트전을 한 번 열면 재밌겠다 상상을 하곤 했는데 넥슨이 이번에 훨씬 직관적인 방식의 생소한 입력을 들고 와서 재미있게 봤네요.
프로 팀 로스터
프로 팀 로스터를 살펴봅시다.
- HLE: 문호준 OUT (은퇴/감독), 강석인 OUT, 유창현 IN
며칠 전에 카트 판의 중심, 문호준 선수의 성대한 은퇴식이 있었고 여기서 문호준 선수는 다음 시즌에 감독으로 돌아올 것임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팀이 4인체제로 가기로 결정하면서 강석인 선수가 빠지고 유창현 선수가 들어왔죠. 문호준 감독의 리더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플레이어 자리에 유창현 선수를 넣는 것은 상당히 좋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문호준 선수의 빈 자리를 채울 가능성이라도 있는 몇 안되는 자원이죠. 대신 박도현 선수가 풀 시즌으로 아이템전을 뛰어야 한다는 점은 걱정거리가 되겠네요.
- ROX: 강석인 IN, 신종민 SS
ROX는 상당히 독특한 선택을 했습니다. 신종민 선수가 개인전에만 출전하고 대신 강석인 선수를 아이템 에이스로 데려왔죠. 어떤 논리로 이런 선택을 했는 지 상당히 궁금하네요. 스피드전에 참여하는 사상훈 또는 강석인 선수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아이템전에서는 그동안 고인물 없이 데이터 분석 위주의 방법으로 만든 강팀에 아이템 고인물이 들어오면 어떤 조합이 만들어질 지 궁금합니다. 신종민의 개인전 전용 선수 포지션은 정말로 입상을 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지라 상당히 리스크 큰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네요. 한편으로는 지난 몇 시즌동안 개인전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한 선수들이 팀전에 집중하느라 개인전 연습을 거의 하지 못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에서 신종민 수준의 선수가 개인전에만 집중하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 지 기대가 됩니다.
- SB: 변동 없음
8강 풀리그 단계에서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팀이죠. 다른 4강 팀이 모두 멤버가 바뀐 상황이라 이번에도 8강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팀에서 걱정이 되는 점은 과도한 연습으로 인한 번아웃이죠. 올해 이로 인해 멤버 한 명을 잃기도 했고, 두 시즌 모두 후반부에 힘이 빠지는 듯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연습량을 효율적으로 조절해줄 수 있는 감독이 꼭 필요해 보이는데…(문호준?)
- AF: 최윤서 OUT, 우성민 IN, 최대섭 감독 IN
최윤서 선수가 건강 문제로 빠지고, 그 자리에 우성민 선수가 들어왔습니다. 스피드전에서 우성민 선수가 최윤서 선수의 빈 자리를 잘 메꿀 수 있을까요? 그리고 공석이던 감독 자리에 최대섭 감독이 들어왔습니다. 최대섭 감독은 리그 초기 와일드카드전에 진출한 선수 출신으로 두두카 클럽 부클마라고 하네요.
- EST: 변동 없음
이 팀의 모기업인 Team ES는 e스포츠 데이터 분석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입니다. 모기업에서 카트라이더 팀 전략 수립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 지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코칭 스태프에 딱히 이름을 올리는 사람은 없네요.
- SGA: 장진형 감독, 안혁진, 이현진, 노창현 OUT, 김현민 감독, 정승민, 김정제, 황선민 IN
이번 시즌에 유일하게 멤버를 대거 교체한 팀이죠. 새로 들어온 멤버들을 프로팀에서 볼 수 있게 된것이 반갑기는 한데, 공백기가 있었던 선수도 있고 상위 프로팀들이 워낙 막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이 사이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는 걱정이 됩니다.
팀 파워랭킹은 예선이 끝난 후에 올리겠습니다.
2021 시즌 1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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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6일 개인전 예선, 27일 팀전 예선이 펼쳐집니다. 딱히 예선 진행 방식에 변화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데, 홈페이지에 내용을 개판으로 적어 놨네요.
팀전은 32개 팀을 선발해서 총 4개 조 풀리그를 한다고 적혀 있는데, 지난 시즌처럼 16개 팀을 잘못 적어 놓은 거겠죠?(12월 23일 수정: 정말 32개 팀이 각 조 8개팀씩 풀 리그로 진행할 수 있게끔 준비했네요. 모니터할 인력은 충분한가? 선수들 하루 종일 경기하느라 피곤하겠다…) -
별다른 일이 없다면 본선은 2021년 1월 9일부터 진행됩니다. 본선 진행 방식은 지난 시즌과 동일하고 (이 블로그에서 처음으로 제안한 포스트시즌 방식이 살아남았습니다!!) 개인전 결승전만 시즌 최종일에서 플레이오프일로 변경되었습니다. 원래는 2019년 시즌 1부터 이렇게 될 예정이었지만 이 때 리그가 떡상하고 야외 결승이 잡히면서 없던 일이 됐었죠. 양대 결승을 같은 날 했을 때 개인전 플레이가 이후 팀전에 영향을 주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본 지라, 야외 결승을 할 가능성이 없는 시즌에는 이렇게 진행하는 게 더 나아 보입니다.